성경 안에서 죄는 하느님 사랑에 대한 응답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무한한 은혜와 은총을 주시지만, 동시에 인간으로서 지켜야 하는 계명도 주십니다. 그러나 인간은 자유의지로 때로는 선을 선택하고 때로는 악을 선택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죄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완전한 동의로 하느님의 뜻과 반대되는 죄를 범하여 하느님으로부터 자신을 단절시키고 은총의 상태를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죄라는 것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불환전한 동의로 하느님의 뜻을 저버려, 은총의 상태를 상실하지는 않았지만 신앙생활의 힘을 약하게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선과 악에 대한 최종결정은 죽음의 순간에 이루어집니다. 죄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죄, 인간 공동체와 이웃을 거스르는 죄, 자기 자신을 거스르는 죄로 나눌 수 있고, 원죄와 본죄, 소죄와 대죄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원죄(原罪)와 본죄(本罪)는 어떻게 다릅니까?
원죄(原罪)는 인간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죄의 성향입니다. 이러한 원죄는 세례를 받고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께로 돌아섬으로써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본죄(本罪)는 우리가 동의하여 저지른 죄입니다. 비유를 들어 설면하면, 원죄가 자기 부모의 빚을 물려받은 것이라면, 본죄는 자기 자신이 진빚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우리는 원죄와 본죄를 모두 용서받습니다.
대죄(大罪)와 소죄(小罪)는 어떻게 다릅니까? 죄는 소죄(小罪)와 대죄(大罪)로 나누어집니다. 소죄는 하느님의 은총을 잃지 않을 정도의 죄, 즉 용서받을 수 있는 가벼운 죄입니다. 따라서 고행성사를 보지 않더라도 참회나 영성체로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대죄는 이웃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하느님을 배반한 죄를 말합니다. 대죄를 용서받으려면 반드시 고해성사를 보아야 합니다.
칠죄종(七罪宗)이란 무엇입니까?
죄의 일곱 가지 근원을 말합니다.
1) 교만 :
자신이 가진 것 이상으로 자신을 높이며 우월감을 갖는 죄입니다. 자신을 모든 것의 중심으로 생각하며 하느님을 도외시하기에 이릅니다.
2) 인색 :
재물에 지나친 애착과 집착을 가지는 죄입니다. 재물은 삶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는데도, 재물에 매여 사는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재물이 인간을 지배하는 물신(物神)이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과 위한 수행복을 위해 적절한 방식으로 재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3) 질투 :
남이 잘 되는 것이 자신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거나 이를 비난하는 죄입니다. 남이 잘 되는 것을 시기하고, 잘 안 되는 것을 기뻐하는 것입니다.
4) 분노 :
타인을 증오하거나 타인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무절제한 욕망이 분노로 나타납니다. 분노는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도 해칠 수 있습니다.
5) 음욕 :
성적 쾌락에 대한 무질서한 욕구에서 비롯되는 죄입니다. 남녀관계는 하느님의 창조질서에 따라 평등하고 인격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을 자신의 성적 쾌락의 도구로 삼는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파괴되고, 하느님의 모습을 지닌 인간의 존엄성은 상실되고 맙니다. 또한 그리스도교는 정당한 혼인관계에서의 성관계만을 인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6) 탐욕 :
재물, 음식이나 술에 대해 지나친 욕구를 갖는 죄입니다. 재물과 먹고 마시는 것은 인간의 삶을 유지하고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이를 지나치게 탐할 때에는 영육의 건강에 해를 가져옵니다.
